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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청부사'도 속수무책...봄에도 약한 거인 군단

올해는 봄에도 약하다.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해 재도약을 노린 롯데 자이언츠가 2024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다. 투·타 모두 처참한 상황이다. 롯데는 지난주까지 치른 7경기에서 1승(6패)에 그쳤다. 개막 4연패를 당했고, 지난달 29일 홈(부산 사직구장) NC 다이노스 3연전 1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첫 승을 거뒀지만, 이어진 2·3차전에서 내리 패했다. 7전 전패를 당한 2018시즌 이후 7경기 기준으로 가장 낮은 승률(0.143)을 기록했다.롯데는 래리 서튼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해 4월, 14승 8패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이 기간 13년 만에 8연승을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를수록 순위는 내려갔고, 결국 정규시즌 7위(68승 76패)에 그쳤다. 2023년도 '봄데(봄에만 강한 롯데)'였다는 조롱을 받았다.롯데는 지난해 10월, 두산 베어스를 7시즌(2015~2021) 연속 한국시리즈(KS)로 이끈 김태형 감독을 영입해 재도약을 노렸다. 롯데팬은 시즌 내내 잘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김 감독도 "3년 안에 우승할 것"이라고 외쳤다. 2024시즌 목표는 당연히 포스트시즌(PS) 진출이었다. 막상 정규시즌에 돌입하니, 봄데라는 말도 듣기 어려울 것 같다. 그만큼 현재 롯데의 경기력은 형편없다. 주요 지표가 모든 걸 말한다. 10개 구단 중 선발진 평균자책점(5.24) 8위, 팀 타율(0.252) 9위, 출루율(0.324)과 득점권 타율(0.194)은 10위다. 구원진 평균자책점(4.05)과 피안타율(0.258)은 비교적 높은 순위(4위)에 올라 있지만, 필승조 투수들이 번번이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며 리드를 내주거나,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지난달 30·31일 치른 NC 3연전 2·3차전이 현재 롯데의 민낯을 드러냈다. 2차전에선 '국내 에이스' 박세웅이 3과 3분의 1이닝 동안 8점을 내줬다. 베테랑 내야수 노진혁은 1·4회 초 각각 실책을 범했다. 타선은 산발 7안타에 그치며 득점하지 못했다. 0-8 완패. 2차전도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가 3과 3분의 2이닝 동안 볼넷 6개를 남발하며 5실점했다. 5회까지 1점도 내지 못했던 타선은 6회 1점, 7회 4점을 내며 뒤늦게 추격했다. 하지만 5-5 동점에서 8회 초 등판한 셋업맨 구승민이 볼넷 3개, 폭투 2개로 흔들린 뒤 천재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리드를 빼앗겼다. 타선이 다시 힘을 내며 7-7 동점을 만들었지만, 다른 셋업맨 최준용이 11회 초 1사 1루에서 김형준에게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맞고 이 경기 결승점을 내줬다. 롯데는 최근 치른 4경기 중 3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조기강판됐다. 필승조 투수들은 투입할 때마다 부진하다. 타선은 역전까지 해내는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러니 감독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NC 3차전을 앞두고 베테랑 김민성과 주전 1루수로 먼저 내세웠던 나승엽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며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롯데는 2일부터 7연승을 거두고 있는 한화 이글스와 3연전을 치른다. 리카르도 산체스·문동주·류현진, 사실상 한화의 1~3선발을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0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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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에이스 깨기' 호랑이 타선 이끄는 최형우-나성범

‘호랑이 군단’ KIA 타이거즈의 포효가 멈출 줄 모른다. ‘297억원 듀오’ 최형우(39)와 나성범(33)이 한층 향상된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공격력을 만들고 있다.KIA는 지난 3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8-6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달 24일 KT 위즈전부터 치른 8경기에서 모두 이기며, 2021년 8월 13일 SSG전 이후 751일 만에 8연승을 거뒀다. 김종국 감독 부임(2021년 12월) 이후 최다 연승이다. 파죽지세로 승수를 쌓은 KIA는 4일 기준으로 승률 0.5283(56승 2무 50패)을 기록, 0.5278을 기록한 NC 다이노스를 제치고 4위까지 올랐다. 3위 SSG도 1.5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KIA는 뜨거운 화력을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8연승을 거두는 동안 팀 타율(0.337) 득점(71개) 타점(66개) 모두 10개 구단 중 1위였다. 특히 득점권에선 이 기간 유일하게 4할(0.459) 대 타율을 남겼다. KIA는 31일 치른 광주 NC전에선 리그 평균자책점 1위(30일 기준 1.97)를 지키고 있던 에릭 페디를 상대로 3이닝 동안 7점을 냈다. 한화 이글스 펠릭스 페냐, SSG 로에니스 엘리아스 등 다른 팀 에이스급 투수들도 KIA 타선에 무너졌다.활화산처럼 뜨거운 KIA 화력은 최형우와 나성범이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발휘될 수 있었다.3번 타자로 나선 나성범은 8연승을 거두는 동안 타율 0.382·3홈런·12타점·9득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 팀 내 타점 1위·타율 2위였다. KIA가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지난달 31일 NC전부터 1·2일 SSG전까지 3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다득점을 이끌었다.4번 타자 최형우도 8경기에서 타율 0.424·1홈런·11타점·6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가장 높았고, 타점은 나성범에 이어 팀 내 2위였다. 지난달 25일 홈(광주) 한화 이글스 3연전 1차전에선 1회 말 선취 타점을 올린 뒤 2-1, 1점 차로 앞선 7회 타석에선 쐐기 투런포를 쳤다. 2-2 동점이었던 27일 한화 3차전 6회 말 타석에선 2-2 동점 상황에서 한화 선발 투수 문동주의 153㎞/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균형을 깨뜨리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8연승 기간 최형우는 결승타 3개를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KBO리그 정상급 타자들이 타격 컨디션까지 좋은 상황. 최형우와 나성범이 꾸준히 좋은 타격을 유지하다 보니, 이들을 연달아 상대하는 다른 팀 투수들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두 타자가 한 이닝에 나란히 타석에 나선 모두 범타로 물러난 공격은 31번 중 6번(8연승 기간 기준)뿐이었다. 두 타자 중 1명은 25번 출루했다는 의미다. 동반 출루도 7번 있었다. KIA 타선 두 기둥은 좀처럼 함께 흔들리지 않았다. 최형우가 타점 없이 1안타를 기록한 1일 인천 SSG전에선 나성범이 스리런포를 포함해 홀로 5타점을 기록했다. 나성범이 무안타로 침묵한 3일 SSG전은 최형우가 1회 초 선제 2타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두 선수가 연타석 홈런을 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한 선수가 자리를 비우거나 부진했을 때 다른 한 선수가 공격을 이끄는 것도 일종의 팀 시너지로 볼 수 있다. 나성범이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던 5월까지는 최형우가 3할 대 타율을 유지하며 타선 중심을 잡아줬다. 최형우가 후반기 첫 20경기에서 타율 0.250에 그치며 주춤했을 땐 나성범이 4번 타자로 올라서 중심 타선을 지탱했다. KIA는 2017시즌을 앞두고 당시 리그 최고의 타자였던 최형우와 역대 최초로 100억원(기간 4년)을 투자해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KIA는 바로 2017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이후 김주찬·이범호 등 당시 다른 주축 타자들이 은퇴하며 전력이 약해진 KIA는 2018시즌 이후 3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실패했다. 2020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최형우와 47억원(3년)에 재계약했고, 2021시즌이 끝난 뒤엔 NC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나성범을 150억원(6년)에 영입하며 재도약을 노렸다.통합 우승을 이끈 경험이 있는 두 타자가 올 시즌 후반기 비로소 진짜 시너지를 내고 있다. KIA는 4일 현재 3위 SSG에 1.5경기, 2위 KT에 3.5경기 차 밀려 있다. SSG는 최근 경기력이 떨어졌고, 올 시즌 상대 전적(7승 2패)이 크게 앞서 있는 KT와는 7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날개 단 호랑이가 어디까지 날아오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05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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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프로야구에 찬물 끼얹은 양극화… 10구단 체제 이후 최악

2022년 프로야구는 지난 2년의 어려움을 뒤로한 채 우리 곁으로 온전히 돌아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직후 사회적으로 크게 일었던 '보복 소비' 열풍은 KBO리그를 비껴갔다. 9월 20일 기준으로 2022시즌 프로야구의 평균 관중 수는 경기당 8224명이다. 10개 구단 체제 이후 처음으로 경기당 평균 관중 1만명 붕괴(코로나로 인해 관중 입장이 제한됐던 2020~2021시즌 제외)가 확실하다. '양극화'는 프로야구 재도약에 찬물을 끼얹은 주범 중 하나다. 작년만 하더라도 치열한 순위싸움이 시즌 끝까지 이어졌다.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가 정규시즌 우승을 다퉜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SSG 랜더스는 가을야구 진출을 두고 마지막 144번째 경기까지 치열하게 경쟁했다. 올 시즌은 사정이 다르다. 시즌 초반부터 일부 팀들이 승리를 독식했다. 1위 싸움은 SSG와 LG 두 팀 만의 경쟁이 됐다. 5위 싸움도 5할 아래서 이뤄졌다. 비단 1위와 5위 싸움이 아니더라도 2022시즌에는 '역대급'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리그 양극화 현상을 RSD 지수(ratio of Actual to idealized standard deviation, 팀 승률 기반으로 리그 내 전력 평준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살펴봤다. RSD는 1에 가까울수록 리그 내 전력 균형이 좋고, 1보다 높을수록 불균형 정도가 심각함을 나타낸다. 9월 20일 기준 2022시즌 RSD 지수는 2.30으로 측정되었다. 10개 구단 720경기 체제가 자리 잡은 2015시즌부터 순위를 매겨보면 2019시즌(2.34)에 근접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범위를 21세기 전체로 넓혀도 세 번째로 높은 값이다. 다만 2002시즌의 경우 당시 롯데 자이언츠가 일찌감치 리빌딩을 선언, 순위경쟁을 포기하며 최악의 승률(0.265)를 기록했음을 고려해야 한다. 반면 올 시즌은 최하위 한화 이글스도 승률 0.333을 기록 중이다. 그렇다면 2022시즌은 2019시즌과 더불어 21세기 최악의 양극화가 벌어진 해로 간주할 수 있다. 수도권 팀과 지방 팀 격차도 알아봤다. 역시 2015시즌부터 측정한 결과 올 시즌의 수도권-지방 팀 평균 승률 격차는 0.126으로 2019시즌(0.154)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단순 순위로 비교하면 더 직관적이다. 2019시즌 KT를 제외한 수도권 4개 팀 두산, 키움, SK 와이번스, LG가 1~4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역시 두산을 제외한 SSG, LG, KT, 키움 수도권 4개 팀이 1~4위를 달리고 있다. 한편 2017시즌 이후 수도권 팀의 평균 승률은 단 한 차례도 지방 팀에 우위를 내주지 않았다. 우승 횟수 기준으로 2015~2021시즌 수도권 팀은 5차례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나, 동기간 지방 팀은 2회에 불과하다. 올 시즌의 우승팀 또한 수도권 팀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하기에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팀 역사와 TV 시청률, 원정 관중 동원력에서 대대로 우위를 점했던 지방 팀들의 동반 부진이 올해에도 이어지며 리그 전체의 흥행을 저해하고 있다. 올 시즌 양극화의 양상은 지난 2019시즌과 상당히 유사하다. 두 시즌 모두 10구단 체제 이후 팀 간 승률 격차와 수도권~지방 팀 격차에서 1·2위를 다퉜다. 흥행 성적표 역시 부진했던 2019시즌의 길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2019시즌은 프로야구 인기에 본격적으로 빨간불이 켜지는 시점이었다. 창원NC파크 개장 효과에도 불구하고 총 관중이 2018년 대비 10%가량 하락, 800만 관중 시대가 4년 만에 막을 내렸다. 전 시즌 LG, 두산, SK가 달성한 100만 관중 기록도 2019시즌 LG만 해냈다. 직관 성적만큼이나 '집관' 성적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시청률 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19시즌 정규시즌 평균 TV 시청률은 0.88%로 2018시즌(0.97%)보다 9.3% 감소했다. 2019시즌은 리그 양극화가 프로야구 흥행에 큰 타격을 준다는 사실을 수치로 증명했다. 2022시즌 또한 9시즌(2020·2021시즌 제외) 만에 600만 관중 시대가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일찍이 경고등이 켜졌다. 코로나 대유행의 늪을 겨우 빠져나와 재도약을 꿈꾸는 프로야구에 양극화가 찬물을 끼얹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2022시즌 양극화는 정도의 차이일 뿐 최근 몇 년간 지속하여 온 현상이다. 역대 최다 관중을 기록한 2017시즌부터 지금까지의 6시즌 중 4시즌의 RSD 값이 2를 초과했다. 마찬가지로 수도권 팀의 승률이 지방 팀을 앞서는 현상도 5시즌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KBO(한국야구위원회) 사무국이 전력 평준화를 위해 1차 지명 폐지와 샐러리캡 도입에 서둘렀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역동성이 실종된 야구는 다른 스포츠 종목에 대한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야구의 경기 시간과 리그 진행 기간이 타 종목보다 길지만, 큰 인기를 끌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필자는 2020년 여름 일간스포츠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태형 두산 감독이 이를 한마디로 정의했다고 생각한다. '야구는 예측 불가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이미 벌어진 점수 차가 순식간에 좁혀지고, 꼴찌 팀이 1위 팀을 이긴다. 전년도 부진했던 팀이 이듬해 갑작스럽게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스포츠가 야구다. 이렇듯 역동적이기에 많은 팬이 야구의 매력에 빠지고, 응원팀이 잠시 부진한들 쉽사리 관심을 끊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뻔한 결과가 예상되는 스포츠에 누가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볼 것인가.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리그 양극화에 조금 더 관심을 갖길 바란다. 민경훈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고려대학교 통계학과) 2022.09.2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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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한유섬과 5년 60억원 계약...올겨울 세 번째 내부 단속

SSG 랜더스가 '거포' 한유섬(32)까지 잡았다. 올겨울 세 번째 장기 계약을 해냈다. SSG는 25일 "5년 총액 60억원에 한유섬과 계약했다"라고 발표했다. 보장액은 56억원, 옵션은 4억원이다. 구단은 "장타력을 갖춘 핵심타선 선수의 선제적 확보와 향후 팀 타선 경쟁력 유지를 위해 내린 결정"이라며 "평소 성실하고 승부욕 있는 훈련 태도를 갖춰 팀 전체에서 리더역할을 수행해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유섬은 구단과 계약 후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포즈를 취했다. SSG팬에겐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계약이었다. 2012년 SSG에 입단한 한유섬은 9시즌 동안 740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74 145홈런 442타점 376득점을 기록했다. 2017시즌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2018시즌에는 41홈런을 기록하며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한유섬은"다년 계약을 제시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사실 자유계약선수(FA)라는 기회를 눈앞에 두고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SSG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기에 다년 계약을 결정했다. 이렇게 SSG와 함께할 수 있게 돼 기쁘고, 구단이 믿어 준 만큼 고참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반드시 팀의 비상을 이끌겠다. 야구팬께 항상 감사드리고 반드시 결과로 보답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SSG는 지난 15일 선발 투수 박종훈, 문승원과 KBO리그 최초로 비(非) FA 다년 계약했다. 박종훈은 기간 5년, 총액 65억원 그리고 문승원에게는 5년 총액 55억원을 안겼다. 한유섬도 FA 자격을 얻기 전에 지켜냈다. 투·타 핵심 선수를 지켜내며 팀 재도약 기틀을 마련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2.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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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노망주→마당쇠, KT 마운드 '언성히어로' 심재민

좌완 심재민(27)은 KT 선두 질주의 숨은 공신이다. 마운드에서 가장 궂은일을 해내고 있다. 그의 임무는 스윙맨. 선발 투수가 일찍 무너진 상황에서 투입돼 2~3이닝을 막아줘야 하는 역할이다. 대체 선발 투수로도 한 차례 나섰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15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가 4회 말 1사까지 6점을 내주고 무너진 뒤 나섰다. 3⅔이닝 동안 12타자를 상대하며 무실점 호투했다. 지난 8일 수원 KIA전에서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1⅔이닝 동안 4점을 내주며 기선을 내준 상황에서 등판, 3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투수의 조기강판은 사령탑 입장에서 가장 당면하고 싶지 않은 시나리오다. 불펜 가동이 빨라지면, 투입하는 투수가 늘어난다. 휴식을 부여할 계획이었던 선수까지 나서야 할 때도 있다. 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누적 피로는 잠재적 불안 요소다. 그래서 롱릴리버를 둔다. 이닝 소화 능력이 있는 투수 1명을 더 투입해 5~6회까지 막고, 이후 정상적인 불펜 운영을 도모하려는 의도다. KT는 심재민 덕분에 몇 차례 위기를 넘겼다. 투구 내용도 좋았다. 3이닝 이상 막아낸 3경기에서 4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8일 KIA전에서는 심재민이 달아오른 상대 타선의 기세를 꺾은 덕분에 동점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 15일 두산전 7회 말에는 리그 대표 '거포' 김재환과의 승부가 돋보였다. 풀카운트에서 몸쪽(좌타자 기준) 포심 패스트볼을 보여준 뒤 스트라이크존 안에 슬라이더를 꽂아넣었다. 앞서 낮은 코스에 던진 슬라이더에 타자가 반응하지 않자, 정면 승부로 허를 찔렀다. 이 경기에서 홈런과 2루타를 치며 뜨거웠던 김재환은 완전히 타이밍이 빼앗긴 채 어설픈 스윙을 했다. 심재민은 '10구단' KT의 창단 멤버다. 2015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선발된 특급 유망주였다. 하지만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입단 동기 박세웅(현재 롯데)은 리그 대표 선발 투수, 주권은 정상급 셋업맨으로 올라섰지만, 심재민은 존재감이 미미했다. 2017시즌 커리어 최다 이닝(74⅔), 최다 홀드(13개)를 기록하며 도약 발판을 만들었지만, 팀 주축으로 평가되진 못했다. 2018시즌을 끝으로 군 복무(사회복무요원)를 소화했다. 어깨와 팔꿈치 통증을 다스릴 수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좌완 자원이 많지 않은 팀 상황 탓에 심재민의 복귀를 주목했다. 불펜진 수혈이 필요했던 6월에 그를 1군에 콜업했고, 이후 요긴하기 활용했다. 선발 투수나 셋업맨처럼 주목받는 보직은 아니다. 하지만 심재민은 KT 마운드의 언성 히어로(unsung hero·묵묵히 꼭 해야 할 일을 하는 사람)다. 선발 도약도 기대된다. 2019~20시즌 스윙맨을 소화한 김민수도 기존 선발 투수가 낙오한 자리를 꿰찼다. 이닝 소화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 당장은 고영표·배제성·소형준으로 구성된 토종 선발진이 견고하다. 하지만 변수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 심재민은 든든한 예비 자원이다. 심재민은 올 시즌을 재도약 원년으로 삼고 있다. 그는 "승리나 세이브 등 개인 기록은 욕심이 없다. 자주 등판해서 좋은 공을 던지며 이닝과 경험을 쌓고 싶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 "아직 선발 투수 욕심도 없다. 현재 선발들이 잘 해주고 있다. 현재 나는 롱릴리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역할에 최선을 다해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16 12:59
야구

절치부심' 두산 3인방, 마지막 기회를 노린다

지난 7일 창원 NC파크. NC와 두산의 연습 경기 5회 말 NC 공격을 앞두고 두산 베테랑 좌완 투수 장원준(36)이 마운드에 올랐다. 그가 선두 타자 박시원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자 더그아웃에서 함성이 나왔다. 이 상황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수단을 향해 왼손 검지를 입으로 올리며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장원준이 투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의도가 엿보였다. 장원준은 3일 울산 KT전에서 4회 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2점을 내줬다. 연습 경기 두 번째 등판이었기에 좋은 결과가 필요했다. 장원준은 NC전에서 후속 타자 김찬형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박준영과 최정원을 범타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장원준은 두산의 아픈 손가락이다. 2015시즌을 앞두고 4년 84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고, 2015~16시즌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하며 모범 FA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2018시즌부터 기량이 저하됐고, 2019년 9월에는 무릎 연골 수술까지 받았다. 2020시즌은 두 차례 선발로 나섰지만 모두 4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선발진 공백이 생긴 탓에 대체 선발로 기대받았지만, 세월의 흔적만 드러냈다. 올 시즌은 절치부심 재기를 노린다.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진행된 1차 캠프에 이어 실전 중심으로 진행된 2차 캠프에서도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해는 호주 1차 캠프는 소화했지만, 미야자키(일본) 2차 캠프는 합류하지 못했다. 현재 장원준의 빠른 공 최고 구속은 시속 130㎞대 후반까지 찍힌다. 시속 140㎞ 초반까지 찍히던 전성기보다는 못 미치지만 2021시즌 개막까지는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줬다. 2019시즌 종료 뒤 개인 두 번째 FA 자격을 행사하지 못했고, 2021시즌 연봉 협상에서도 전년(3억원) 대비 2억 2000만원 삭감된 금액(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당장 선발 후보는 아니지만, 예비 선발 자원이 필요한 만큼 재기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야구 인생 '황혼'에 있는 만큼 2021시즌은 그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부진 자세로 땀을 흘리고 있다. 두산에는 장원준처럼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선수가 많다. 야수 신성현(31)이 대표적이다. 2016시즌, 한화 소속으로 장타율 0.481를 기록했던 그는 2017년 4월, 포수 최재훈과 트레이드돼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우타 대타 요원으로 기대받았다. 그러나 두산 소속으로 나선 1군 출전 수는 81경기에 불과하다. 타율은 0.171. 주전 선수들이 견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내야진에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올해는 기회가 왔다. 지난해까지 주전 1루수를 맡았던 오재일, 2루수 최주환이 이적했다. 주전 1루수를 노릴 수 있다. 두산은 연습 경기에서 입단 7년 차이자 거포 기대주인 김민혁에게 기회를 줬다. 그러나 타격은 눈에 띄지 않았고, 수비는 불안했다. 신성현은 두산 소속으로는 1루수를 가장 많이 소화했다. 꾸준히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두 자릿수 홈런도 기대할 수 있다. 그도 벼랑 끝에서 재기할 기회를 얻었다. 좌완 선발 투수 유희관(35)도 명예회복을 노린다. 그는 역대 4번째로 8년(2013~20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둔 투수다. 두산 구단 역사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다. 그러나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 탓에 FA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고, 결국 지난달 중순 두산과 연봉 3억원, 인센티브 7억원에 1년 계약했다. 보장 금액이 지난해 연봉(4억 7000만원)보다 적다. 유희관은 '1년' 계약을 자극제로 삼고, 2021시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 뒤 재평가받을 생각이다. 유희관이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한 이유 중 한 가지는 단기전 활용도가 낮다는 점. 2020시즌 한국시리즈(KS)에서도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등판하지 못했다. 유희관은 이에 대해 "팀(두산)이 우승해서 정말 기뻤다. 내가 포스트시즌에서 팀에 기여해 좋은 결과를 얻은 시즌도 있다.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유희관도 2021시즌 벼랑 끝에서 재도약을 노린다. 안희수 기자 2021.03.11 17:00
야구

김태형 감독 "김재환, 라인업 포진만으로 상대에 부담"

숫자보다 팀 기여도를 인정한다. 4번 타자 김재환(32)을 보는 김태형(53) 두산 감독의 시선이다. 김재환은 2020시즌 출전한 99경기에서 타율 0.273·20홈런·83타점을 기록했다. 9일 현재 홈런 공동 9위, 타점 5위에 올라 있다. 나쁜 기록은 아니다. 그러나 디펜딩챔피언 4번 타자에 걸맞은 숫자도 아니다. NC 양의지, LG 로베르토 라모스, KT 강백호 등 다른 상위권 팀 4번 타자보다 무게감이 떨어진다. 팀 내 타점 1위를 기록 중이지만, 득점권 타석(144번) 대비 타율(0.296)은 높은 편이 아니다. 삼진은 많다. 433타석에서 111개를 기록했다. 이 페이스면 종전 개인 한 시즌 최다 삼진(134개)을 넘어서게 된다. 일시적인 부진도 아니다. 3할대 월간 타율은 7월 한 번뿐이다. 5·6·8월은 모두 2할 5~7푼대. 7월은 강점인 장타력이 줄었다. 홈런은 3개, 장타율은 0.483에 그쳤다. 순위 경쟁이 본격화된 9월은 부진하다. 7경기 타율이 0.154에 불과하다. 2018시즌 리그 MVP인 김재환의 성적은 공인구 반발력이 크게 저하된 2019시즌엔 급락했다. 홈런은 29개 줄어든 15개에 그쳤고, 6할대던 장타율도 0.434로 떨어졌다. 공인구에 적응한 2020시즌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선수도 반등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시즌 내내 애매한 성적이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을 꾸준히 4번 타자로 내세우고 있다. 보이지 않는 효과를 주목한다. 김 감독은 "감독이야 선수가 더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크지만, 지금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김재환이 4번 타자로 나서는 것만으로 상대 배터리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김재환이 팔꿈치 부상 탓에 닷새 동안 이탈했다가 복귀한 8월 11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도 "김재환이 라인업 포진 여부는 (공격력) 차이가 매우 크다"고 했다. 김재환이 타석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도, 앞뒤 타자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3번 타자 오재일은 한창 타격감이 좋던 5월 중순 "2번 페르난데스, 4번 김재환이 워낙 타격 능력이 좋기 때문에 상대 배터리가 나와의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고 했다. 5번 타자 최주환도 "(김)재환이가 어떡하든 부담을 극복하고 팀에 기여하려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나도 더 집중하게 된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도 2할대 타율보다 '우산' 효과를 믿는다. 김재환은 6일 키움전에서는 5점 차로 달아나는 3점 홈런, 9일 KT전에서는 1-2로 뒤진 상황에서 동점 발판을 만드는 2루타를 쳤다. 9월 성적은 안 좋지만, 중요한 순간 좋은 타격을 했다. 더 분전이 요구된다. 2020시즌이 클라이맥스에 왔다. 두산은 현재 선두 경쟁에서 밀려 있다. 베스트 라인업이 가동되고 있고, 야수진 컨디션도 이전보다 나아졌다. 그러나 중심 타선에서 위압감을 줘야 시너지가 커질 수 있다. 김재환이 두산의 재도약 키를 쥐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9.11 06:00
야구

[IS 이슈]반환점 '전' 사령탑 유니폼 반납, 네 시즌 '연속'

네 시즌 연속으로 반환점을 돌기 전에 자리에서 물러난 사령탑이 나왔다. 한용덕 감독이 스스로 물러난다. 7일 대전 NC전이 끝난 뒤 이러한 결단이 전해졌다. 한 전 감독의 '사령탑' 등장과 퇴장은 그 모습이 비슷하다. 지난 2017년 10월 31일 한화의 11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이미 기정사실이었지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의 수석 코치를 맡고 있던 터라 공식화되지 않았다. 이변 없이 지휘봉을 잡았다. 물러나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5월 23일 NC전부터 14연패를 당했다. 단일 시즌 최다 연패 신기록이다. 표면상으로는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이다. 조짐은 전날(7일)부터 있었다. 1군 코치 4명이 출근을 했다가 2군행을 지시받았고, 경기는 투·타 메인 코치와 수석 코치 없이 치렀다. 내부 갈등이 여과 없이 표출된 상황. 경질과 자신 사퇴 두 가지 선택만 남은 듯 보였다. 한용덕 감독의 공적은 명확하다. 부임 첫 시즌(2018)에 한화를 정규리그 3위로 이끌며 2007년 이후 11년 만에 가을 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불펜진에 명확한 보직을 부여했고, 새 얼굴을 다수 발굴했다. 그러나 2019시즌에는 9위에 그쳤다. 2018시즌 재도약 요인들이 다수 무너졌다. 성적보다 팀 장악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용규, 송광민 등 베테랑 선수들의 내적 갈등이 외부로 표출되는 과정에서 팀 분위기가 흔들렸다. 개인의 일탈이며 지도자의 탓으로만 돌릴 순 없었지만, 유연한 소통에 장애가 있다는 인상을 풍겼다. 2020시즌 스프링캠프에서는 베테랑 선수들에게 책임을 부여하며 쇄신을 노렸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선수단 리드, 성적 확보, 외압 견제 등 사령탑이 짊어진 짐은 많다. 항상 그랬다. 작금의 상황을 한 감독만의 문제로 볼 순 없다. 한국 야구도 2017시즌부터 네 시즌 연속으로 중도 하차한 감독을 막지 못했다. 2017년 5월 23일에는 김성근 감독이 3년 계약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이상군 코치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렀고, 그 자리를 이어받아 한용덕 감독이 부임했다. 당시에도 현장과 프런트 사이 잡음이 새어 나갔다. 2018년 6월 3일에는 NC 초대 사령탑이던 김경문 현 국가대표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신생팀을 강팀 반열에 올려놓았지만, 당기 시즌 59경기에서 승률 0.339(20승39패)을 기록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당시에도 외인 투수의 활용을 두고 이상 기류가 감지됐다. 2019년에는 인기 팀 KIA와 롯데의 감독이 후반기를 지휘하지 못했다. 김기태 전 KIA 감독은 2019년 5월 16일 KT전을 앞두고 직접 사퇴 소식을 전했다. 2017시즌 통합 우승 감독이지만 2019시즌은 43경기에서 13승1무29패, 승률 0.310을 기록하며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5연패를 당한 시점에서 결심을 굳혔다. 양상문 전 롯데 감독은 한 시즌도 채우지 못했다. 롯데가 전반기를 34승2무58패로 마치며 10위라는 숫자를 받아 들었고, 김종인 전 사장이 쇄신 차원에서 이윤원 단장과 양 감독과 결별을 결단했다. 대행 체제는 성공 사례가 드물다. 이전보다 높아진 승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앞서 언급한 네 팀은 발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화는 이상군 대행 체제로 43승2무56패를 기록했다. 이전 승률(0.409)보다 조금 더 높았다. 순위는 8위. 유영준 단장이 현장으로 내려와 지휘봉을 잡았던 NC는 36승1무46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성적은 8위였다. 시즌 전체 순위는 10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박흥식 코치 대행으로 남은 시즌을 치른 KIA는 100경기에서 49승1무50패, 승률 0.495를 기록했다. 비교적 높은 승률이었지만, 5강 경쟁은 하지 못했다. 대행으로 50경기를 맡은 공필성 전 롯데 수석은 14승1무35패(승률 0.286)를 기록했다. 롯데는 2019시즌 최하위였다. 대행 체제가 성공한 사례는 2014시즌 LG다. 김기태 감독이 5월 23일 대구 삼성전을 끝으로 물러난 뒤 양상문 감독이 LG 사령탑으로 선임됐고, 5월 13일 롯데전부터 94경기를 맡아 52승1무41패를 기록했다. 9위에서 시작해 전반기를 7위로 마쳤고, 8월 22일 KIA전 승리 뒤 4위로 올라섰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대체로 대행 체제는 기민한 대처라는 표현이 무색할 만큼 효과를 보지 못했다. 구단도 이러한 데이터를 모르지 않는다. 대체로 경질을 위한 경질이거나, 도저히 동행이 어려울 때 내리는 결정이다. 자진 사퇴를 만류하지 못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6.07 20:04
야구

'불펜 주축+도약' 노리는 옆구리 듀오 박치국-최원준

두산 우완 옆구리 듀오 최원준(26)과 박치국(22)이 도약을 노린다. 두 투수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훈련과 실전 경기 모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원준은 캠프 최우수선수인 '미스터 미야자키' 3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다. 박치국은 팔 위치를 조정해서 투구 밸런스 향상을 노렸다. 김태형 감독도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내 3차 캠프 청백전에서도 꾸준히 등판하며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공식 연습경기 준비에 순항 중이다. 박치국은 14일까지 여덟 경기에서 등판해 9이닝을 소화하며 5실점을 기록했다. 최근 두 경기에서 주춤했지만, 무브먼트는 좋았다. 최원준은 선발과 구원 등판을 번갈아 나서고 있다. 선발 다섯 자리가 모두 채워진 두산이지만 예비 자원이 필요하다. 이닝 소화 능력이 있는 최원준은 롱릴리버와 대체 선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실전 경기에서는 12이닝을 소화하며 4점을 내줬다. 두 투수 모두 중요한 시즌이다. 최원준은 그동안 굴곡이 많았다. 대학 최고 투수로 평가됐다. 그러나 4학년이던 2016년에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두산은 그의 잠재력을 높이 샀고, 수술 이력을 감안하고도 그를 1차 지명에서 선택했다. 시련이 한 번 더 있었다. 그해 10월에는 갑상샘암으로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았다.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개명도 했다. 아픔을 딛고 다시 마운드에 섰고, 지난 시즌 두산 허리진에 힘을 보태는 투수로 인정받았다. 대체 선발로도 나섰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됐고,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기도 했다. 1군 전력으로 기대받으며 맞이하는 첫 번째 시즌이다. 선수는 "장기적으로 선발투수를 하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확실한 1군 전력으로 안착할 기회다. 박치국도 재도약을 노린다. 2019시즌을 자신을 돌아봤다. 그는 입단 2년 차던 2018시즌에 17홀드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올스타전 참가,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 등 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었다. 그러나 2019시즌에는 두산의 통합 우승 레이스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예전의 모습을 찾는 게 숙제였다. 박치국도 경각심이 생겼다. 미야자키 2차 캠프 초반부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고, 7kg을 감량하며 흔들렸던 투구 밸런스도 되찾았다. 코칭 스태프와 구단 관계자 모두 선수의 의지를 주목했다. 두산 주전 포수 박세혁은 "불펜 투수들이 정말 많이 노력했다"며 "지난 시즌보다 더 좋은 마운드 전력을 보여줄 것이다"고 장담했다. 최원준과 박치국은 허리진 강화를 주도할 선두 주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4.15 10:32
야구

'박치국·김강률 반등' 두산 불펜진 베스트 시나리오

두산 불펜진은 지난 시즌 10구단 가운데 자책점(185점)이 가장 적었다. 평균자책점(3.64)는 2위. 보상 선수로 영입한 이형범(26)이 흔들리던 뒷문에 빗장을 걸었고, 2000년대 초반에 입단한 배영수와 권혁 등 베테랑이 힘을 보탰다. 2017년 1차 지명 우완 옆구리 투수 최원준(26)도 잠재력을 드러냈다. 왕조 초기에는 약점으로 평가받던 불펜도 새 얼굴과 가세 전력이 조화를 이루며 점차 견고해졌다. 다가올 2020시즌도 불펜 강화 작업은 순조롭다. 검증된 선수들의 반등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선두 주자는 2017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더 박치국(22)이다. 우완 옆구리투수인 그는 2018시즌에 17홀드·3세이브·평균자책점 3.63을 기록하며 셋업맨으로 올라섰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은 기대보다는 성적이 안 좋았다. 기복이 있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선수는 절치부심 2020시즌을 준비했다. 코칭 스태프와 교정 작업을 갖고 팔 위치에 변화를 준 뒤 밸런스가 좋아졌다는 평가다. 구속에 집착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갔다.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실제로 박치국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진행된 실전 경기에서 경쾌한 투구를 선보였다. 김태형 감독도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감이 있더라.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령탑은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실전 4경기를 마친 뒤 총평을 하며 가장 먼저 박치국의 반등 기운을 짚었다.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2019시즌을 통째로 쉰 우완 김강률(32)도 1군 복귀를 앞두고 있다. 2017~2018시즌에 13세이브·23홀드를 기록한 주축 불펜투수다. 완벽한 회복에 매진했기에 더 절실하다. 첫 실전 복귀전이던 2월 24일 선마린구장에서 열린 세이부전에서는 1이닝 동안 4사구 3개를 내주며 불안했다. 김태형 감독도 "아직은 밸런스가 잡히지 않았다"고 봤다. 그러나 위기에서 실점을 하지 않았다. 공을 받은 포수 이흥련은 "실전 공백을 감안하면 경기 운영은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키메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2군과의 연습 경기에서는 공 13개가 모두 기대감을 줬다. 사령탑의 평가도 "자기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로 나아졌다. 구위 회복의 전제 조건은 일정한 밸런스다.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그러나 구위로 상대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투수가 전력에 합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다른 불펜 주축도 2020시즌을 잘 준비하고 있다. 이형범은 "주변의 기대만큼 책임감도 커졌다. 그러나 마무리투수가 내 자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매 이닝 무실점 투구를 하겠다는 각오뿐이다"고 했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투구에만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시즌 클로저에서 밀리고, 기복을 겪은 좌완 함덕주도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경기 외적인 부분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각오가 다부지다. 이형범을 향한 다른 팀의 분석이 강화됐고, 베테랑은 노쇠화가 우려된다. 두산도 불안 요소가 없진 않다. 그러나 실력이 검증된 박치국과 김강률이 반등하고, 전·현직 클로저 두 투수가 캠프에서 마음을 먹은 각오를 유지한다면 두산의 허리진은 올 시즌도 견고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3.04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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